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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좌진하면 으레 '장군'과 '청산리전투'를 떠올린다. 무장 독립투쟁사에 가장 빛나는 성과가 바로 청산리전투이기 때문이다. 백야 김좌진은 절대 열세의 병력과 화력을 이끌고 당시 세계적 군사 강국인 일제의 정규군과 싸워 크게 이겼다. 의병이나 동학농민군도 일제와 전투를 벌였지만 가장 크게 승리한 것은 김좌진 부대일 것이다.
그의 삶을 살펴보면 비단 군인으로서만 유능했던 게 아니다. 시대를 앞서간 선각자이자 민족운동가 교육자 경제산업인의 면모도 보인다. 조선말-대한제국-일제강점기 격변의 시대, 누구코아크로스 주식
보다 시대적 현실을 잘 꿰뚫어봤고, 자신의 해야 할 일을 찾아내 체계적 조직적으로 추진했다. 41년 짧은 생애, 일생의 목표는 조국광복이었고, 가능한 모든 수단을 찾아내 즉시 실천에 옮겼다. 다른 사람에게는 찾아볼 수 없는 백야의 뛰어난 점이다.



생가 뒤쪽에는 김좌진 장군의주식수수료이벤트
생애를 어린 시절부터 5단계로 형상화한 동상 5개가 세워져 있다.


백야 김좌진은 1889년 충남 홍성군 갈산면 행산리에서 김형규의 둘째 아들로 태어났다. 형 경진과 동생 동진이 있는데 형은 같은 집안 김덕규의 양자가 되어 서울로 떠나 김좌진이 실질적인 장남이 되었다. 동생 동진은 김좌진처럼 독립운대선관련주
동에 투신했다.



청산리전투를 이끈 충남 홍성 출신 백야 김좌진 장군. 사진=국가보훈부


백야는 어린 시절 글공부보다는 활쏘기 말타기 병정놀이를 좋아했다. 군사놀이를 하면서 깃발에 '억강부약'이라고 써서 흔들었다고 한다매장판
. 억강부약은 "강한 것은 누르고 약한 것은 돕는다"는 뜻으로, 약하고 가난하고 힘든 사람을 도우려는 성품을 지녔던 것이다. 백야는 안동김씨 집안의 김복한에게 한학을 배웠다. 김복한은 호서의 이름난 문신·유학자로 1895년 명성황후가 피살되는 을미사변이 일어나고 단발령이 내려지자 홍주의병을 일으킨 강직한 선비였다. 백야는 김복한으로부터 절의정신과 항일 민족황금성
의식을 체득한 것으로 보인다.
청년 시절 눈에 띄는 것 중의 하나가 노비해방이다. 1905년 백야는 집안의 노비 30여 명을 불러모아 잔치를 벌인 뒤 노비문서를 불태웠다. 1894년 갑오개혁 때 제도적으로는 신분제가 혁파됐지만 상당 기간 노비제가 살아있었다. 그가 불과 나이 16세 때 노비를 모두 풀어주고 재산까지 분배한 것은 놀라운 결단이 아닐 수 없다.



갈산공립보통학교 1회 졸업 기념사진으로 뒤쪽 건물이 김좌진이 1907년에 세운 호명학교로 보인다. 사진=갈산초등학교 100년사.


백야는 곧바로 상경하여 무관학교에 입학했다. 대한제국 시기 운영된 무관학교는 근대적인 군사교육을 통해 육군 장교를 기른 곳으로 박승환 신규식 신팔균 이장녕 이동휘 지청천 등이 이곳을 거쳤다. 백야는 이곳에서 1905-1907년 재학했으며 여기서 배운 전문적인 군사지식은 훗날 독립군 활동에 큰 자산이 됐다. 이 무렵 지인들과 함께 스스로 상투도 잘랐다고 한다.
1907년 고향으로 돌아온 백야는 학교를 세워 교육계몽운동을 시작한다. 학교 이름은 호서지역을 개명한다는 뜻의 호명학교였다. 논어와 맹자 대신 신학문과 민족사를 가르졌다. 할아버지가 살았던 집을 고쳐 교실로 사용했고, 안동김씨 집안에서도 도움을 줬다. 소학과와 중등과로 나눠 가르쳤는데 1908년에는 학생 수가 100여 명에 달할 정도였다.
백야는 1909년 기호흥학회에 가입했다. 기호흥학회는 경기도와 충청도의 기호인사 105명이 민족자강과 교육계몽운동을 위해 만든 단체였다. 백야는 회원 50여 명과 함께 홍주지회를 만들어 인가를 받았다. 기호흥학회는 지역의 유능한 젊은이를 뽑아 서울에 유학을 보내기도 하였다.
1910년 경술국치(한일병합조약)로 나라가 망하자 항일운동에 투신한다. 먼저 만주에서 독립운동을 벌이기 위해 독립운동자금 확보와 활동거점 마련을 추진했다. 서울에 이창양행이라는 점포를 차리고, 신의주에 옷감을 제조하는 염직회사를 차렸다. 그러나 안승구 민병옥 등과 함께 서울의 부자들을 대상으로 자금을 모금하던 중 일제에 발각돼 체포됐다. 이 일로 백야는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아 옥살이를 했다. 1913년 9월 출소, 귀향하여 독립운동을 벌이다 홍성헌병대에 잡혀 10개월 수감되기도 했다.



김좌진은 광복회 회원으로 경북에서 부호들을 대상으로 군자금을 모금하다 체포돼 재판을 받았다. 자료=국가기록원





1917년 3월 28일 경성지방법원 재판 기록으로 이기필 감익룡 김좌진등 8명이 함께 재판을 받았다.





김좌진 등 5명은 증거불충분으로 석방됐다.


얼마 뒤 그는 대한광복회에 가입했다. 광복회는 1915년 7월 대구에서 박상진 우재룡 권영만 등이 결성한 독립운동 단체로 군자금 모금과 친일인사 처단 등의 활동을 벌였다. 백야는 경북에서 군자금 모금활동을 벌이다 1917년 3월 이기필 감익룡 신효범 최익환 성규식 등과 함께 체포된다. 이 일로 이기필 등 3명은 유죄를 받았지만 김좌진 등 5명은 증거 불충분으로 석방됐다. 동료들이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김좌진 등의 관련 사실을 함구했기 때문이다.
그는 1917년 활동무대를 만주로 옮긴다. 대한광복회는 만주에 부사령으로 이석대(이진룡)를 뒀는데 그가 일제에 체포되자 백야를 부사령으로 보낸 것이다. 이석대는 황해도 출신으로 유인석의 13도의군에 참여한 맹장이었는데 만주에서 독립투쟁을 벌이다 일제에 체포돼 사형됐다.



만주에서 발표된 대한독립선언서(무오독립선언서)는 조소앙이 작성한 것으로 김좌진도 서명에 참여했다. 자료=독립기념관





서리훈이라는 사람이 대한군정서(북로군정서) 사관연성소의 졸업생임을 인정하는 필업증(졸업증). 연성소장 김좌진의 이름이 적혀 있다.


백야는 1919년 2월 만주 길림에서 발표된 대한독립선언서(무오독립선언서)에 이름을 올렸다. 조소앙이 적성한 이 선언서는 사기와 강박으로 이루어진 한일병합 조약은 무효라며, 육탄혈전(무력투쟁)을 통해 독립을 쟁취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여기에는 백야 김좌진을 비롯 김교헌 김동삼 김약연 박용만 박은식 신채호 안창호 이동휘 이상룡 이승만 이시영 등 39명이 참여했다.



백야 김좌진 기념비.


백야는 군사조직 구축하면서 본격적인 무장투쟁의 길로 나선다. 당시 만주에서는 나철이 창도한 대종교가 크게 발흥했는데, 대종교는 독립운동도 적극 나섰다. 여려 명의 대종교 지도자들이 무오독립선언서에 서명했으며, 군사 조직인 대한독립의군부도 만들었다. 의군부는 조선독립군정사(길림군정사)로 개편되고, 서일이 이끄는 독립군정회와 통합하여 대한군정부로, 1919년 12월에는 상하이 임시정부와 연결돼 대한군정서(북로군정서)로 거듭났다.
북로군정서는 김좌진을 초빙하여 군사를 맡겼다. 대종교도 서일이 군정서의 총재로 행정과 대외적인 일을 담당했고, 김좌진은 총사령으로 군사부문을 전담했다. 백야는 참모장 이장녕, 사단장 김규식, 여단장 최해, 연대장 정훈, 연성대장은 이범석에 맡기는 등 유능한 군사전문가로 조직을 구성했다. 부대 편제는 1개 소대를 50명으로, 2개 소대는 1개 중대, 2개 중대를 1개 대대로 편성하였다. 병력이 늘어나 1919년 8월에는 1600명을 넘었다.



김좌진 장군 생가지 옆에 건립된 백야기념관. 사진=김재근 선임기자


백야는 1920년 2월초 지휘관을 양성하기 위한 사관연성소를 설치했다. 여기서 역사와 군사학 총기사용 부대지휘법 등을 가르쳤으며, 서대파 십리평 숲에 병영을 설치하고 실전을 방불케 하는 군사훈련을 실시했다. 1920년 9월에는 1기 졸업생을 중심으로 300여 명의 참여한 최정예 부대 교성대를 조직했다. 교성대는 청산리전투를 승리로 이끌었고, 훗날 만주 일대에서 투쟁일 벌인 독립군의 근간이 됐다.



생가의 안채는 정면 8칸, 측면 3칸의 서향 기와집이다.


백야가 이처럼 군사력을 키우는 동안 만주에는 전쟁의 그림자가 다가오고 있었다. 1919년 3.1 운동 이후 애국지사들이 대거 만주로 망명, 무장투쟁을 벌였다. 국내 활동이 어려워지자 압록강과 두만강 건너에 근거지를 둔 채 국경지대의 일제 관서를 습격하고 일제 관리와 친일인사를 처단한 것이다. 1920년 6월 홍범도 부대에게 지린성 허룽현 봉오동에서 패배하자 일제는 '간도지역 불령선인(불온하고 불량한 조선인) 초토계획'을 세워 대대적인 독립군 토벌작전에 착수한다. ⇒(하)편 다음회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