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지연쌤과의 3단계 데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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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9blue10 작성일16-01-02 10:43 조회2,663회 댓글1건본문
“어떤 계절을 좋아하세요?”
사랑의 설레임을 품은 첫 미팅때나 가능한 질문이다. 그 이후로 순수성은 나와 무관한 것이 되었다. 그보다 더 슬픈건 계절의 변화를 못 느끼고 사는 것이다. 꽃이 피든 말든 팍팍한 삶 한 구석에 항상 자리잡고 있는 공허함. 새가 울어도 행여 나에게 똥이나 싸지 않을지 걱정이다. 내 취미가 무엇인지 어떤 것을 좋아하는지 깊게 생각해 본 적이 없다. 바쁜 현대 생활을 핑게로 나를 잊어 버린다. 나의 경험과 관심사 그리고 내 습관이 무엇인지 내가 어디쯤 와 있는지.
달려올 줄만 알았다. 뒤돌아 볼 줄 몰랐다. 앞만 보였기 때문에 내 옆에 누가 있었는지. 어떤 대화를 하고 사는지 심각하게 고민해 본 적이 없다. 그런데 언젠가는 찾고 싶다. 속시원히 나에 대해 말하고 싶다. 아무런 숨김없이 온전한 나 자신을 들어 내 놓고 싶다. 그래야만 홀가분하게 무언가를 또 담을 수 있을 것 같다. 소통을 단순히 수단이 아닌 목적의 삶을 살 수 있도록 하는 것. 그것은 자기 인식을 먼저 할 때 가능하다. 인간관계에서 소통하는 방법과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자신을 뒤돌아보고 솔직하게 표현 할 수 있다면 그것은 스스로에게 강한 자신감을 부여한다. 생동감 있는 느낌을 가지게 하기 때문에 그런 연습은 필요하다. 그것을 하는 사람과 하지 않은 사람은 분명한 차이가 있다. 자신의 감정에 충실하고 존재가치를 확인하면서 상대방과 내가 무엇이 다른지 찾아내는 것. 나의 단점이 무엇이며 상대방으로부터 무엇을 배울 수 있을 것인가 확인하는 것. 그것이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로운 소통 능력이다. 안타깝게도 어떠한 교재도 이것을 우리에게 알려주는 교과서는 없다.
장지연쌤과 두 달간 3단계를 함께 했다. 우리들은 가을을 함께 웃으며 보냈다. 각자 직업과 나이, 성별도 달랐지만 매일 아침마다 주어지는 숙제는 같았다. 언제 지나갔는지 모르는 수업이 마치면 어김없이 주어지는 프린트 한장. 그 속에는 중국어로 나를 돌이켜 볼 수 있는 질문이 담겨 있다. 하루 종일 짜투리 시간마다 질문에 대한 답을 중국어로 생각해야 한다. 다른 걱정이 비집고 들어올 틈이 없다. 이것은 건강한 스트레스다. 자신에게 솔직해야만 하는 이 과정은 숙제라기 보다 자서전이고 회고록이다.
한 권의 책이 만들어 졌다. 매일 주어진 중국어 질문지에 까만 연필로 쓴 나만의 책. 세상에 단 하나 밖에 없는 보물. 두 달간의 뿌듯한 성취감. 그 책에는 빨간 펜의 흔적이 있다. 잘못된 중국어 작문을 꼼꼼히 고쳐준 지연쌤의 예쁜 얼굴이 함께 있다. 중국인 회화과정을 준비하는 사람에게 추천한다. 중국어 듣기와 말하기를 하고 싶다면 건강한 스트레스의 세계로 입문을.....
쌤 두달간 재미있었고 감사했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댓글목록
최고관리자님의 댓글
최고관리자 작성일
'건강한 스트레스' 라는 말이 정말 인상적이네요!
마치 에세이 한 편을 읽는 듯한 멋진 수강후기였습니다!
쉽지 않은 언어인 중국어를 선택하셔서 한걸음씩 나아가시며 더 높은 곳을 향해 발돋움 하시는 모습이
정말 멋지십니다!
훌륭한 수강후기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즐거운 중국어 공부 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